똥풍뎅이(Dung beetle)는 전 세계적으로 5,000종 이상이 분포하며, 말 그대로 동물의 배설물을 굴리고 저장하는 행동으로 유명한 곤충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똥을 굴리는 곤충’이라는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1. 배설물 수집은 왜 필요한가?
똥풍뎅이는 주로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모아 땅속에 묻고, 그 속에 알을 낳습니다. 유충은 배설물을 먹으며 성장하고, 성충이 될 때까지 외부 환경과 격리된 안정적인 장소에서 보호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설물은 자연스럽게 분해되어 토양 속으로 스며들며, 영양분을 공급하는 중요한 유기물로 작용합니다.
2. 굴리기와 묻기: 두 가지 전략
똥풍뎅이는 배설물을 굴려 먼 곳으로 옮긴 뒤 묻는 '굴리기형'과, 그 자리에서 땅을 파고 바로 묻는 '묻기형'으로 나뉩니다. 특히 굴리기형 종은 배설물을 정확히 구형으로 굴려 이동하는데, 이는 공간 경쟁을 피하고 번식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입니다. 이들의 움직임은 지구 자기장이나 별빛을 기준 삼아 방향을 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생태계의 숨은 청소부
똥풍뎅이가 배설물을 제거함으로써, 해충의 번식을 억제하고 기생충의 확산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축산업에서는 이들의 활동이 가축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며, 토양의 통기성과 비옥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똥풍뎅이의 유입이 초원 복원에 중요한 생물학적 도구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4. 신화 속의 곤충, 과학의 주인공으로
고대 이집트에서는 똥풍뎅이(스카라베)를 태양의 순환과 부활의 상징으로 여겼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그들의 행동이 기후 변화에 대한 생물 지표로 연구되기도 하며, 생물학, 생태학, 환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똥풍뎅이는 단순한 곤충을 넘어 자연의 순환을 돕는 작은 조력자입니다. 배설물이라는 흔하고 저평가된 자원을 통해 생명을 이어가는 그들의 삶은, 생태계 내 다양한 생물들의 연결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